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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마케팅 기업들의 선수 후원 문제점은...

기업 후원 '뚝' 박태환에게 무슨 일이? '전성기 지났다'

요즘 박태환 선수(인천시청)는 쓸쓸하다. 런던 올림픽(2012년) 이후 후원사가 끊겼다. 
올림픽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4년간 70억 원 정도를 투자하며 물심양면으로 그를 도와준 SK텔레콤 덕분에 마음껏 수영에만 매진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사정이 다르다. 그는 지난 1월 6주간의 호주 전지훈련도 자비로 다녀왔다.
 
박태환 전담 팀의 손석배 팀장은 한 인터뷰에서 "연습할 수영장이 없어 정해진 훈련량을 소화할 수 없다"고 어려움을 
털어놓았다. 
현재 단국대 대학원에서 석사과정을 밟고 있고 학업과 수영을 병행하고 있는 박태환은 오는 7월 초 호주로 건너가 다시 
전지훈련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내에서도 마땅한 연습 장소를 구하지 못해 여기저기를 전전하고 있고 수영장을 대관하지 못한 날엔 훈련을 하지 못한다.
이제는 수영을 처음 시작했던 때처럼 아버지 박인호 씨가 그의 유일한 후원자가 됐다. 얼마 전에는 인천시청에 입단하며
한숨을 돌렸지만 전담 팀을 꾸려야 하는 입장에서는 기업의 후원이 여전히 필요한 상황이다.


인터넷선 '크라우드 펀딩' 활발

박태환은 얼마 전 한 인터뷰에서 "처음에는 후원사 없이 훈련해야 한다는 사실에 초조하기도 하고 슬프기도 했다. 
내가 정점을 찍고 내려올 일만 남았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 화가 나기도 했지만 '그런 부분을 냉정하게 깨야겠다', 
'나는 할 수 있다'는 생각만 한다"고 솔직한 심경을 밝히기도 했다.

이러한 현실과 맞물려 대한수영연맹이 박태환에게 줘야 할 런던 올림픽 포상금 5000만 원을 지급하지 않은 점, 신의 차원에서 건강기능식품을 판매하는 홈쇼핑 TV 광고에 출연한 것을 두고 '돈이 없어 수영 영웅이 홈쇼핑까지 나왔다'는 오해와 함께 
동정 여론이 들끓었다. 
현재 박태환은 내년 인천 아시안 게임 출전을 목표로 올해 10월 인천에서 열릴 전국체육대회에 인천 대표로 출전할 계획이다. 오는 7월에 열리는 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는 불참을 선언했다.

사정이 이렇게 되자 국민들이 박태환의 스폰서를 자처하고 나섰다. 
크라우드 펀딩(대중이 자금을 모아 후원하는 시스템) 사이트인 '유캔펀딩(http://ucanfunding. com)'에 한 수영 팬이
'박태환 선수의 국민 스폰서가 되어주세요!'라는 제목의 프로젝트를 올린 것이다. 
해당 프로젝트는 3월 25일부터 4월 25일까지 한 달간 진행된다. 목표액은 500만 원으로, 4월 18일까지 총 140명이 참가해 
약 339만 원이 모였다.

물론 최근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광고 모델로 박태환을 발탁하기도 했지만, 직접적으로 그를 후원하겠다는 기업들의 소식은 여전히 잠잠하다. 
대중은 한국 수영 역사상 최초로 올림픽(2008년 베이징 올림픽 자유영 400m)에서 금메달을 딴 박태환의 '푸대접'에 울분을 표하지만 기업들의 입장은 다르다.

김도균 경희대 체육대학원 교수는 "이익을 추구하는 기업의 입장에서 보면 이해가 된다. 
선수의 미래 가치를 판단했을 때 더 이상 후원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이미 런던 올림픽도 끝났고 박태환의 나이를 고려했을 때 선수로서의 전성기도 끝났다고 여겼기 때문일 것이다. 
기업의 가치판단은 아주 냉정하다. 게다가 수영이 국내에서는 상대적으로 비인기 종목이다 보니 노출 빈도도 낮아 후원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상업성의 논리로만 움직이는 것이 체육인으로서 안타깝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선수를 후원한다는 것을 단순히 경제적인 가치로만 활용하는 차원에서 확장시켜 기업의 철학을 설명할 수 있는 
수준까지 가야 한다. 
나아가 이를 통한 사회 환원의 개념까지도 도달해야 한다"고 향후 스포츠 마케팅의 바람직한 방향에 대해 얘기했다.

스포츠 선수를 후원했던 한 대기업 관계자는 "선수를 후원한다는 것은 팀이나 국제 대회 등과 달리 평판 리스크가 적용돼 
상당히 어렵다. 
타이거 우즈의 사례처럼 아무리 뛰어난 선수라고 하더라도 신상 관리를 잘못하면 기업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지 않나. 
더군다나 선수가 너무 유명해지면 후원사에서 원하는 대로 컨트롤이 힘들어 종종 부딪치는 일도 있다"고 어려움을 
털어놓았다.

스포츠 마케팅의 종류에는 경기 및 이벤트 후원, 스포츠 스타 개인 후원, 스포츠 팀 후원 및 운영, 스포츠 공간 활용 및 
라이선싱 등이 있다. 
최근에는 스포츠 마케팅에 힘을 쏟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미지 제고와 영업 이익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스포츠 마케팅은 기업이 행사나 단체, 선수 개인에 대해 물질적·조직적인 서비스를 제공해 자사의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활동을 뜻한다.

스포츠가 지닌 감동과 매력이 기업에 전이되고 기업 내부의 조직을 결속하며 기업의 이미지와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데도 
일조하고 있어 많은 기업들이 선호하는 마케팅 전략 중 하나다. 
노현곤 KB경제연구소 연구원은 "아디다스는 뉴질랜드 럭비 대표팀을 후원하며 국민 브랜드로 거듭날 수 있었다. 
최근 소비자들은 기업의 스포츠 후원 활동을 '사회적 책임 활동'의 일환으로까지 인식하고 있어 기업의 이미지를 새로 
구축하는 데에도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심현승 제일기획 스포츠마케팅 그룹장은 "과거 광고에 의존했던 마케팅 환경에서 최근 디지털·모바일 마케팅 환경으로 
변화하는 과정 속에서 소셜 미디어 등을 통해 소비자 접점을 만들고 소통을 위한 콘텐츠가 필요한 상황에서 스포츠 마케팅의 활용 가치가 더욱 증대되고 있다"고 전했다. 


'국민 오누이' 김연아와 박태환의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2013 국제빙상경기연맹 (ISU) 피겨 스케이팅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김연아의 '브랜드 가치'는 또다시 치솟고 있는 반면 새 후원사를 찾고 있는 박태환은 자비로 훈련 중이다.

 
선수 후원, 양극화 현상 '뚜렷'

금융권에서도 요즘 스포츠 마케팅을 하는 사례들이 많이 늘었다. 
그 중에서도 KB금융그룹은 스포츠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실행하고 있다. 
현재 KB금융은 김연아·손연재·양용은·한희원 등 각 종목을 대표하는 스포츠 스타들을 후원하고 있으며 
골프·야구·농구·축구·사격·스피드스케이팅·쇼트트랙·피겨스케이팅·컬링·리듬체조·바둑 등 인기 여부와 관계없이 전방위적으로 후원하고 있다.

김진영 KB금융그룹 홍보부 팀장은 "2001년부터 박찬호 선수를 시작으로 인기 스포츠 스타 후원을 주로 하다가 몇 해 전부터 비인기 종목 후원과 유망주 육성 쪽에도 힘을 싣고 있다. 
은행을 찾는 고객들은 결국 꿈을 키우려는 이들이다 보니 운동선수들의 순수한 열정과 도전의 성공 스토리를 고객들과 
나누고 싶어 시작하게 됐다"고 전했다.

KB금융그룹 측은 2006년부터 김연아 선수를 지원한 것을 계기로 동계 스포츠에 큰 관심을 갖게 돼 현재 피겨대표팀·
스피드 스케이팅·쇼트트랙 대표팀·컬링 대표팀도 후원하고 있다며 이 같은 활동을 통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달성했다는 
자부심도 느꼈다고 했다.

컬링 대표팀의 경우 한 TV 프로그램에서 국가대표 선수들이 돈이 없어 식사를 제대로 해결하지 못한다는 내용을 접한 후 
후원을 결정했단다. 
이익을 추구할 수밖에 없는 기업으로서는 물론 이 같은 후원을 통해 얻는 유·무형의 경제적 가치 또한 상당하다고 그는 
덧붙였다. 
신한지주도 프로골퍼 김경태·강성훈·송민영·한창원 선수 등을 돕고 있다.

하지만 최근 기업들의 선수 후원 등에서 양극화 현상이 심하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김연아 선수에게 수십 개의 후원사가 있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또한 골프의 경우에는 실력보다 외모에 따라 후원을 결정하는 기업이 많아 여자 골프 선수들이 비시즌 기간에 성형외과를 
찾는 일도 빈번하다고 업계의 관계자는 전했다. 
김 교수는 "너무 단기간에 효과를 거두려는 것 자체가 문제다. 
기업과 선수가 동반 성장하려는 가치관이 확립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민주 기자 vita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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